엔비디아가 투자한 휴머노이드의 '눈' LG이노텍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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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피규어AI)

LG이노텍이 미국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피규어AI는 2022년 설립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업체로, 엔비디아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등이 투자한 기업이다.

전 세계에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LG이노텍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이어 피규어AI까지 주요 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해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피규어AI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을 납품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양사는 구체적인 물량과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다. 최종 계약이 이뤄지면 공급은 내년 초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피규어AI는 신생 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395억달러(약 54조원) 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기반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1′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BMW 등 글로벌 기업 2곳과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엔비디아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의장,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캐피탈 등이 피규어AI 투자에 나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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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애드콕 피규어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사진=브렛 애드콕 CEO 링크드인 캡처)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앞으로 4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10만대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은 이 로봇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립 보행을 하고 두 팔이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카메라가 필요하다. 피규어AI가 협업 파트너로 LG이노텍을 선택한 것으로, LG이노텍 카메라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피규어AI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 기회를 잡게 됐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35년에는 378억달러(5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성장성이 주목되는 피규어AI를 고객사로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2월 피규어AI에 850만달러(115억원)를 투자해 협업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납품까지 이뤄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을 육성해 왔다. 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27~2028년이 되면 로봇 물량이 1년에 10배씩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에 편중된 매출 구조 다변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기준 LG이노텍의 매출 83.1%가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발생했다. 이중 대부분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모바일용이다. 이에 회사는 로봇과 반도체 기판 등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피규어AI용 카메라 모듈 공급에 대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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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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